춘란과 한란(寒蘭)은 잎과 꽃에 많은 변화를 갖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고정되어 다음대에도 계속해서 같은 특징을 나타내면 화예품(花藝品)과 엽예품(葉藝品)으로 대접을 받는다.

즉 화예품이란 꽃의 특성이 고정되어 형태면 형태, 화색이면 화색이 고정되어 계속해서 같은 특성을 감상할 수 있는 품종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엽예품이나 화예품 모두 처음부터 색이 잘 나타나는 선천성(先天性)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색이 짙어지는 후천성(後天性)이 있다. 화예품에서는 선천성이나 후천성을 따지기에 앞서 꽃잎의 자태와 완전히 발현되었을 때의 화색의 맑고 짙음을 감상의 요체로 삼는다.

화예품은 화색에 따라, 무늬에 따라, 형태에 따라 구별된다. 엽예품이 한란과 혜란(蕙蘭)을 비롯한 다른 종에서도 쓰여지는데 반해 화예품이란 용어는 대체로 춘란과 한란에만 한정되어지며, 다른 종에서는 그냥 원예품(園藝品)으로 불린다. 춘란에서도 중국춘란의 매판(梅瓣), 수선판(水仙瓣), 하화판(荷花瓣), 소심(素心), 기종(奇種)들은 문인란(文人蘭)이라 하여 화예품으로 따로 부르지는 않는다.

꽃잎으로 동시에 두 가지의 예(藝)를 갖고 있을 때, 즉 황화(黃花)에 소심(素心)의 예을 더하면 황화소심, 산반(散斑)에 소심을 더하면 산반소심, 황화가 두화(豆花)의 형태를 가지면 황화두화 등으로 함께 부르며 이들을 2예품(二藝品)이라 하여 더욱 높은 감상가치를 부여한다.

화색(花色)에 따라

소심(素心) : 주판(主瓣)과 부판(副瓣), 봉심(捧心)과 설판(舌瓣) 여섯 장의 기본 꽃잎은 물론 꽃대나 포의 등 꽃을 형성하고 있는 어느 부분에도 엽록소(葉綠素) 이외의 색소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조그마한 화근(花筋)이 하나만 나타나더라도 소심이 될 수 없기에 깨끗하고 맑은 특징을 갖는다.

백화(白花) : 꽃잎의 바탕으로 백색을 나타낸다. 춘란에 있어 완전한 백화는 나오기 어려운데, 최근에는 설백색(雪白色)의 꽃을 피우는 품종도 발견되어 난계를 흥분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완전한 백화는 여전히 나오기 어려운 품종으로 보아 옅은 황색과 녹색이 감도는 것 또한 백화로 칭한다.

황화(黃花) : 꽃잎의 바탕으로 황색이 물든다. 짙은 개나리빛을 최상의 황화로 친다. 기본색인 녹색이 점차 황색으로 물들며 완전히 화색이 발현되었을 때도 살짝 녹의 흔적을 남기는 상태를 본성(本性)의 황화로 여긴다.

홍화(紅花) : 꽃잎에 황색의 기운을 섞지 않는 붉은 계통의 색을 바탕으로 삼는 색화을 일컫는다. 다양한 색상들을 갖고 있어 선홍색(鮮紅色), 홍적색(紅赤色), 농홍색(濃紅色), 등홍색(橙紅色), 암적색(暗赤色) 등 넓은 색조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주금화(朱金花) : 꽃 중에서는 난에서만 나타난다는 신비의 색이다. 홍화로 보기에는 황색이 녹아있고, 황화로 보기에는 홍색이 함께 녹아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황색과 홍색이 함께 녹아 바탕색을 나타내는 품종을 가리킨다.

자화(紫花) : 자주빛을 바탕색으로 한다. 하지만 춘란의 자화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색은 아니고 홍색을 표출하는 색소에 엽록소가 섞여서 함께 나타나는 색이다. 홍색은 강한 광선을 필요로 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엽록소는 색을 탁하게 만들기 때문에 짙고도 막은 자화를 만들기는 상당히 어렵다. 또한 꽃망울 때는 짙은 자색을 갖다가도 피면서 날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춘란에서는 짙은 자색을 자랑하는 품종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꽃대와 포의까지 자색이 드는 것을 더욱 높게 여긴다.

복색화(複色花) : 춘란의 기본색은 녹색이며 무늬색은 백색과 황색이다. 기본색인 녹색을 갖고 무늬색이 아닌 다른색, 즉 홍색이나 주금색을 물들이고 있는 상태가 바로 복색화이다. 녹을 가장자리로 가지면 호복색화(縞複色花), 잎가운데까지 색을 물들이면 중투복색화(中透複色花), 테두리로 물들이면 복륜복색화(覆輪複色花)가 된다. 만약에 드는 색이 무늬색인 황색이나 백색이라면 복색화가 되지 못하고 복륜화(覆輪花)나 호화(縞花)가 된다. 복색화에 드는 색은 대체로 홍색이나 주금색이 많으며, 간혹 자색을 갖는 자복색화(紫複色花)가 나오기도 한다.

도화(桃花) : 홍색으로 흰빛이 녹으면 분홍빛이다 이 분홍빛이 춘란의 꽃잎에도 나타나는데, 춘란에서는 이를 도화라 부른다. 홍색은 홍색인데 황색은 보이지 않고 흰빛만이 녹아있는 상태이다. 주로 산반에서 많이 나타나며, 무지엽(無地葉 : 잎에 무늬가 들지 않은 것)에서도 아름다운 도화가 피기도 한다.

수채화(水彩花) : 마치 물감을 칠해 놓은 듯 바탕색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색이 든다. 대체로 홍자색(紅紫色)으로 물들어 이제까지는 자화로 분류되었었는데, 나오는 개체 수가 많아지자 따로 수채화로 분류하여 부른다.

무늬에 따라

호화(縞花) : 선천성 호반(縞斑)에서 호화가 핀다. 그렇다고 반드시 잎무늬의 좋고 나쁨이 꽃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가느다란 실호에서 자태 좋은 화려한 중투화(中透花)가 필 수도 있으며, 화려한 중투호(中透縞)에서 약한 호화가 필 수도 있다. 잎무늬는 점차 사라지는 후암성(後暗性)에서도 명품은 오를 수 있다. 꽃잎의 밑에서 끝을 향하여 무늬색이 들어가며, 꽃잎의 가운데로 무늬를 채우면 중투화가 된다. 무늬색은 농도의 차이를 보일 뿐 백색과 흰색으로 든다.

복륜화(覆輪花) : 잎의 테두리로 무늬색을 나타내는 선천성 복륜에서 꽃잎의 테두리를 백색이나 황색의 무늬색으로 물들이는 복륜화가 핀다. 소심을 함께 나타내는 일은 호화나 산반화에 비해 매우 드문데, 그렇기 때문에 간간히 나타나는 복륜소심(覆輪素心)은 그 희귀성으로도 많은 애정을 받고 있다.

산반화(散斑花) : 짧은 선(線)들이 잎으로 무늬색을 가지며 나타나는 것이 산반(散斑)이다. 이 산반의 무늬가 꽃잎에 나타나면 산반화가 된다. 산반화에서 무늬색이 아닌 다른 색을 가지면 2예품인 산반복색화(散斑複色花)이다. 거친 무늬의 특성상 대체로 꽃자태가 단정하지 않은 것이 많은데, 단아한 자태로 멋진 산반을 물들이고 있는 산반화도 많이 나타나고 있어 애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형태에 따라

기화(奇花) : 주판과 부판, 봉심과 설판의 여섯 장으로 구성된 춘란의 꽃잎은 때로는 그 기본구성을 무너뜨릴 때가 있다. 꽃잎이 많은 경우도 있고, 설판이 아닌 꽃잎이 설판화(舌瓣化)하는 경우도 있다. 또 설판이 다른 화판화(花瓣化)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일반적인 꽃의 형태에서 벗어난 일련의 품종들을 기화라 한다. 매년 같은 형태의 꽃을 피워 고정되어야 하며 좌우대칭의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갖고 있어야 우수한 기화라 할 수 있다.

원판화(圓瓣花) : 꽃잎이 짧고 둥글어 하나의 원 안 에 꽃이 꽉 찬다. 꽃잎마다 각각의 동심원도 만들어진다. 후육의 환엽(丸葉)에서 주로 오르는 원판화는 꽃잎 또한 두터워 화형이 오래 유지되는 특징을 갖는다. 자연 감상기간도 길어진다. 이런 꽃잎을 가진 꽃이 일반화와 비슷한 크기를 가졌을 때 이를 원판화로 구분한다.

두화(豆花) : 원판화와 같은 형태의 꽃을 말하는데, 단지 원판화보다 작은 꽃을 피워 소형종인 것을 따로 두화로 구별하여 부른다.

색설화(色舌花) : 설판에 나타나는 설점이 단순히 점의 형태가 아닌 설판을 꽉 채운 경우를 말한다. 색은 주로 홍색이나 도색(桃色), 자색 등이 나타나는데 설판에 고르게 퍼져 있게 된다. 꽉 채우지 않더라도 보통 70% 이상은 채우는 것으로, 화색이 고르고 짙게 나타나야 우수품이 된다. 대체로 완전히 설판을 채우거나 백색의 복륜상(覆輪狀)을 갖고 나타난다.

투구화(兜花) : 투구(兜)란 중국춘란 매판(梅瓣)과 수선판(水仙瓣)의 필수요건이다. 봉심이 변이를 일으켜 두툼한 살덩이가 굳어진 형태로, 한국춘란에서도 많지는 않지만 단정한 자태로 투구를 갖는 우수품이 제법 발견되고 있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