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을 한 분에서 오래 배양하다 보면 잦은 시비(施肥)와 시약(施藥), 물주기 등으로 산성화(酸性化)가 일어나며 또한 노폐물이 쌓여 통풍이나 배수가 잘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2~3년에 한번 분을 쏟아 다른 분과 배양토에 심는 것을 분갈이라고 한다. 또한 포기의 수가 늘어나 분이 작다고 느껴지면 포기를 쪼개어 2~3분으로 나누어 심게 되는데, 이를 포기나누기라 하며 이때에도 분갈이와 같은 요령으로 심어주게 된다.

분갈이나 포기나누기는 한여름의 혹서기와 한겨울의 혹한기를 피해서 실시해주는데, 분을 쏟았다거나 병이 들지 않는 한 주로 춘분(春分)과 추분(秋分)을 전후하여 실시하는 것이 난의 생육상 좋다고 하겠다.

병이 걸리더라도 연부병(軟腐病)이나 근부병(根腐病) 등 상태가 심각한 것만 즉시 분갈이를 해주고, 그렇게 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역시 분갈이의 적기를 기다렸다가 해주는 것이 좋다.

봄철은 춘분을 전후하여 4월 초순에 걸쳐 실시하는 것이 좋으며 늦어도 6월경에는 끝내준다. 가급적 뿌리가 왕성한 성장을 보이기 전이 좋다. 가을철은 추분을 전후하여 10월 말까지 끝내도록 한다. 가을철에 주의할 점은 꽃눈이 생긴 분이 많기 때문에 꽃망울을 상하기 쉽다는 점이다. 자칫 개화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분갈이를 하기 2~3일 전에는 물을 주지 않고 뿌리를 말려두는 것이 좋다. 물기를 머금어 통통해진 뿌리는 그만큼 상처를 입기 쉽기 때문이다.

2~3년에 한번씩 하는 정식 분갈이 외에 정식 분갈이를 하지 않는 해라도 한번씩은 화장토만이라도 갈아주는 것이 좋은데, 이를 약식 분갈이라 한다.

분에서 난을 꺼낼 때는 먼저 가볍게 분을 두드려 배양토를 덜어낸 다음 위로 잡아당기면 쉽게 빠진다. 간혹 촉수가 너무 늘어 아예 배양토가 빠지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이때는 부득이 분을 깨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분갈이를 하기 위해 준비할 용구로는 기본적으로 분과 배양토, 칼이나 가위, 붓, 나무젓가락 등이다.

분갈이 순서

1. 먼저 분갈이 할 난을 정리한다. 포기나누기를 할 대상이면 포기나누기에 적당한 부분을 소독한 칼이나 가위로 잘라주고, 상한 뿌리 등은 제거해 준다. 만일 뿌리가 많이 상해 건강한 뿌리가 적다면 상한 뿌리라도 자르지 말고 손으로 훓어내려 심만은 남겨준다. 이 심은 난을 심을 때 난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2. 절단한 면에는 살균제를 이용하여 소독을 해주는 것이 좋다.

3. 분망을 넣은 분에 대립의 배양토부터 채운다. 분은 포기 수에 비해 조금 작은 듯한 것을 준비한다. 난과 뿌리의 크기를 고려하여 배양토가 어느 정도 차면 난의 위치를 잡아준다.

4. 난의 위치를 잡아주면 다시 배양토를 채워준다. 배양토를 넣을 때는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사이사이 분을 쳐주며 나무젓가락을 이용하여 빈틈없이 채워준다.

5. 소립의 배양토까지 채웠으면 화장토를 덮어 마무리를 해준다. 화장토를 덮었으면 붓으로 가볍에 전체를 눌러준다.

6. 심기가 끝났으면 흠뻑 물을 주어 불순물이 씻겨나가게 한다음 일주일 정도 통풍이 좋은 반그늘에서 관리한다. 정양을 할 때는 평소보다 물주기를 자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