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의 휴면은 곰이나 개구리의 겨울잠과 같다고 보면 된다. 먹이를 구하기 어렵고 견디기 힘든 추위를 피하여 긴 겨울잠에 드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난의 생육에 적합하지 않은 겨울철에 난은 일시적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휴면에 들어가게 된다.

열대나 아열대 등 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는 지방의 식물은 특별히 휴면을 갖지 않거나 미미한데 반하여 계절의 변화가 심한 온대에서 자생하는 동양란은 휴면이 중요한 생리적 현상을 가져 만일 휴면기간에도 좋은 생육환경을 만들어 계속적인 성장을 하게 되면 휴면장애현상(休眠障碍現想)을 나타내게 된다.

난이 휴면에 들게 되면 가급적 물을 적게 주고 비료를 주지 않는데, 특히 동양란의 경우 저온(低溫)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류별 휴면관리

휴면에 민감한 동양란 중에서도 특히 민감한 것이 춘란(春蘭)과 한란(寒蘭)이다.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세란(報歲蘭)이나 하란(夏蘭), 추란(秋蘭)의 종류는 휴면의 지장을 덜 받는다.

춘란의 휴면은 서리가 내릴 무렵부터 시작되어 이듬해 2월까지 간다.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바로 저온처리이다. 자생지를 보더라도 휴면기간의 온도는 5도를 넘지 않는다. 영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되기에 가급적 겨울철에도 보온(保溫)에 신경쓸 뿐 따로 가온(加溫)을 하지는 않는다. 이 휴면의 저온처리가 잘 되어야 충실한 꽃망을 가지며 잎과 벌브도 튼튼해진다.

한란은 꽃이 지면서 바로 휴면기간으로 들어간다. 온도도 5도 정도를 유지해주면 된다.

상대적으로 지장을 덜 받는다 하더라도 보세란이나 하란, 추란도 휴면기간을 갖는다. 11월 말에서 12월 초순 사이에 3~4도로 관리하다 12월 중순이 되면서 서서히 온도를 높여준다. 이때도 10도를 넘지 않게 한다.

풍란(風蘭)은 10월 중순으로 점어들면서 잎이 시들해지고 광택이 준다. 이때가 풍란이 휴면으로 접어들 때다. 석곡 역시 이때쯤 낙엽이 지며 마디도 쭈글쭈글해져 휴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이때가 석곡과 풍란의 화아분화 시기이기도 하다. 인위적으로 화아분화를 시켜주는 것들은 20일 정도 물주기를 끊으며 햇빛을 더욱 많이 쪼여주고 휴면관리로 들어간다. 온도는 10도를 조금 넘는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다.

휴면장애현상

휴면장애현상은 주로 휴면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춘란과 한란에서 주로 일어난다. 휴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한 춘란이나 한란은 꽃이 피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꽃이 피더라도 꽃대가 잘 오르지 않거나 꽃송이의 수가 적어지는 등의 현상을 보인다. 특히 춘란의 경우 이미 꽃눈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휴면기를 맞기 때문에 맑은 색상을 내기 어렵다.

다음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새촉이다. 세력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새촉이 잘 오르지 않을 우려가 많으며, 오르더라도 힘이 약해지기 쉽다.

세 번째는 잎의 노화가 촉진되며 전체적인 건실함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즉 충분한 휴면을 취하지 못한 그루는 감상가치가 떨어지고 그 시기도 짧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