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은 기능상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배양하기에 좋은 분, 감상하기에 좋은 분이다. 자체로도 충분한 멋을 지니는 난이지만, 어울리는 분과 조화를 이루었을 때 그 아름다움은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그러나 기능상 두 종류로 나뉜다 함은 두 가지를 모두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분을 선택할 때는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배양과 감상 둘을 모두 따져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많이 쓰이는 청자분(靑磁盆)은 자기분(磁器盆)이다. 자기분은 주로 감상을 위한 분이다. 플라스틱분은 배양에는 좋으나 감상분으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낙소분(樂燒盆)이다.

배양에도 도움이 되며 감상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유약을 칠한 낙소분과 칠하지 않은 낙소분이 있는 바 배양으로는 칠하지 않은 것이, 감상으로는 칠한 것이 좋다. 애란인들은 주로 유약을 칠하지 않은 낙소분에 대부분의 난을 심으며, 좀더 애착이 가는 난은 용분(龍盆)이나 청자분 등 고가의 감상분에서 재배한다. 물론 더 많은 관심으로 배양에 임하고 있다.

난을 기름에 있어 좋은 분이란 배수성(排水性)과 통기성(通氣性)이 좋은 분을 말한다. 배수성이나 통기성이 좋지 않은 분은 분 속이 오랫동안 젖어있음을 말하고, 분 속이 오랫동안 젖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난의 뿌리를 일찍 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좋은 배수성을 갖기 위해서는 분구멍이 큰 것이 좋다. 포기 수에 비해 큰 분을 사용할 경우 좋지 않다는 이유 또한 배수성과 연관이 있다. 분이 크면 물빠짐이 늦게 되는데, 건실한 성장을 하려면 건조가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건조가 빠르려면 통기성이 좋아야 한다. 호기성(好氣性)을 갖는 난이기에 원활한 공기의 흐름은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유약을 바른 분들은 감상미는 오르지만 통기성이 떨어뜨리게 된다. 여기에 너무 배수성과 통기성을 강조하여 보수성(保水性)을 무시하면 좋지 않다. 뿌리에 이상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의 보수성은 필수요건이다. 즉 분 자체가 물을 흡수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난은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으며 보수성을 갖는 포기 수보다 작은 분에 심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분에 다리가 있고 없고는 감상미에 앞서 통기성과 관계가 있다. 다리가 없으면 분구멍이 지면에 막혀 통기성이 떨어지게 된다. 다리가 없는 분이라면 나무 등을 밑에 깔아 분높이를 높여주거나 틀을 만들어 공중에 뜨게 하는 방법 등을 이용하여 통기성을 올려주어야 한다.

두께는 얇아야 좋다. 역시 통기성과 연관되는 문제이다. 통기성이 좋아야 배양토가 잘 마른다. 배양토는 보수성이 뛰어나다. 통기성이 좋아야 배양토를 빨리 건조시킬 수 있다. 따라서 두께는 얇은 것이 좋다. 두께가 두꺼우면 배양토의 건조가 늦어져 과습을 초래, 뿌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분의 높이는 난의 크기와 어울리어야 한다. 특히 뿌리가 생장하는데 알맞은 높이가 필요함을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춘란의 분보다 한란의 분이 긴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